소소한 에세이

인생을 살아가면서 '헛짓' 이란 없다

thereforeand 2023. 1. 4. 13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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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, '헛짓거리' 라는 말이다. 

 

 누군가 타인의 경험을 향해, '헛짓하고 있구나.' 라고 말하면 나는 화자에게 되묻고 싶어진다. 인생에서 헛짓을 해 본 적이 없는지,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진정 '헛' 짓이었는지.

 

 초등학교 때였을까, 도덕책에서 하루종일 도토리를 쏟았다가 주웠다가를 반복하는 다람쥐의 이야기를 읽었다. 자루에 담긴 도토리를 언덕에 쏟아서 다 주워담았다가 다시 도토리를 쏟기를 반복하는 다람쥐는 왜 다른 동물들이 자신이 열심히 일했음에도 칭찬하지 않는 것인지 의아해한다. 무조건 열심히 움직이면 칭찬을 받는 것이라 착각한 다람쥐는 헛짓을 한 것일까? 아니다. 결국은 어떠한 유익한 결과를 남기지 않는 것은 그저 수고스러운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.

 

 해 보지 않으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. 이해가 가더라도 한 번 경험하는 것이 지혜가 되어 쌓이는 일들이 있다. 타인의 경험과 노력을 쉽게 헛짓, 헛수고 같은 종류의 단어들로 가벼이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. 종종 그런 생각이 들거든 마음 속 깊이 중얼거리고 던지기를. 

 

 그리 긴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, 나는 돌아볼 때마다 내 지난 경험들에게 감사한다. 해 보지 않았으면 여전히 궁금했을 일들,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나 또한 계속했을 말들, 다음 선택이 있게 해 준 그 앞의 선택들에 대해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. 대단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담만으로, 경각심을 잔뜩 갖게 하는 인터넷 뉴스만으로, 어깨 너머 곁눈질 해서 얻은 얕은 지식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을 것이다.

 

 개인의 행동에 대한 기준과 가치판단은 개인에게 달려있다. 부디 타인의 노력과 경험을 내 생각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지 않기를, 걱정한다는 이유로 인생의 값진 경험을 쌓아가는 이에게 다른 길을 강요하지 않기를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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